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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

광염소나타 (김동인) 전문 광염소나타 (김동인) 전문 독자는 이제 내가 쓰려는 이야기를, 유럽의 어떤 곳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하여도 좋다. 혹은 사오십 년 뒤에 조선을 무대로 생겨날 이야기라고 생각하여도 좋다. 다만, 이 지구상의 어떠한 곳에 이러한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있는지도 모르겠다. 혹은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능성(可能性) 뿐은 있다― 이만치 알아두면 그만이다. 그런지라. 내가 여기 쓰려는 이야기의 주인공 되는 백성수(白性洙)를, 혹은 알벨트라 생각하여도 좋을 것이요, 찜이라 생각하여도 좋을 것이요, 또는 호모(胡某)나 기무라모(木村某)로 생각하여도 괜찮다. 다만 사람이라 하는 동물을 주인공 삼아 가지고, 사람의 세상에서 생겨난 일인 줄만 알면…… 이러한 전제로서, 자 그러면 내 이야기를 시작하자. "기회(찬스)라 하.. 더보기
광화사 (김동인) 전문 광화사 (김동인) 전문 인왕(仁王)―. 바위 위에 잔솔이 서고 잔솔 아래는 이끼가 빛을 자랑한다. 굽어보니 바위 아래는 몇 포기 난초가 노란 꽃을 벌리고 있다. 바위에 부딪치는 잔 바람에 너울거리는 난초잎. 여(余)는 허리를 굽히고 스틱으로 아래를 휘저어 보았다. 그러나 아직 난초에서는 사오 척의 거리가 있다. 눈을 옮기면 계곡(溪谷). 전면이 소나무의 잎으로 덮인 계곡이다, 틈틈이는 철색(鐵色)의 바위도 보이기는 하나, 나무 밑의 땅은 볼 길이 없다. 만약 여로서 그 자리에 한 번 넘어지면 소나무의 잎 위로 굴러서 저편 어디인지 모를 골짜기까지 떨어질 듯하다. 여의 등뒤에도 이삼 장(丈)이 넘는 바위다. 그 바위에 올라서면 무학(舞鶴)재로 통한 커다란 골짜기가 나타날 것이다. 여의 발 아래도 장여(丈餘.. 더보기
배따라기(김동인) 줄거리, 주제 , 해석 배따라기(김동인) 줄거리, 주제, 해석 줄거리 어느 화창한 봄날, '나'는 대동강으로 봄 경치를 구경 갔다가 '영유 배따라기'를 부르는 '그'를 만나 사연을 듣는다. ​ 조그만 어촌에 부자이며 배따라기 노래를 잘 부르는 두 형제가 산다. 형제는 부부사이 못지 않게 의가 좋았다. 형인 '그'는 영유 사람으로, 아름다운 아내와 늠름한 동생을 두었다. ​ 성품이 쾌활하고 친절한 젊은 아내가 미남인 동생에게 특히 친절한 것을 못마땅해 하며 질투심에 아내를 자주 괴롭힌다. 그 후 아내와 아우 사이의 관계가 유난히 원만하자 형은 둘 사이를 의심하게 되고 기회만 있으면 꼬투리를 잡아 혼내 주려고 벼른다. 그런 참에 아우가 영유에 자주 출입하면서 첩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아내가 형에게 동생을 단속하라고 보채자 의심은.. 더보기
배따라기(김동인) 전문 배따라기(김동인) 전문 좋은 일기이다. 좋은 일기라도,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 우리 '사람'으로서 는 감히 접근 못 할 위엄을 가지고, 높이서 우리 조고만 '사람' 을 비웃는 듯이 내려다 보는, 그런 교만한 하늘은 아니고, 가 장 우리 '사람'의 이해자인 듯이 낮게 몽글몽글 엉기는 분홍 빛 구름으로서 우리와 서로 손목을 잡자는 - 그런 하늘이다. 사랑의 하늘이다. 나는, 잠시도 멎지 않고 푸른 물을 황해로 부어내리는 대동 강을 향한, 모란봉 기슭 새파랗게 돋아나는 풀 위에 뒹굴고 있었다.​ ​ 이날은 삼월 삼질(음력 삼월 초사흗날.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따뜻한 날), 대동강에 첫 뱃놀이하는 날이다. 까맣게 내려다보이는 물 위에는, 결결이 반짝이는 물결을 푸른 놀잇배들이 타고 넘으며, 거기서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