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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

B사감과 러브레터 (현진건) 전문 B사감과 러브레터 (현진건) 전문 C여학교에서 교원 겸 기숙사 사감(舍監) 노릇을 하는 B여사라면 딱장대요 독신주 의자요 찰진 야소꾼으로 유명하다. 사십에 가까운 노처녀인 그는 죽은깨투성이 얼 굴이 처녀다운 맛이란 약에 쓰려도 찾을 수 없을 뿐인가, 시들고 거칠고 마르고 누 렇게 뜬 품이 곰팡 슬은 굴비를 생각나게 한다. 여러 겹 주름이 잡힌 훨렁 벗겨진 이마라든지, 숱이 적어서 법대로 쪽찌거나 틀어 올리지를 못하고 엉성하게 그냥 빗어 넘긴 머리꼬리가 뒤통수에 염소똥만하게 붙은 것이라든지, 벌써 늙어 가는 자취를 감출 길이 없었다. 뾰족한 입을 앙다물고 돋보 기 너머로 쌀쌀한 눈이 노릴 때엔 기숙생들이 오싹 하고 몸서리를 치리만큼 그는 엄격하고 매서웠다. 이 B여사가 질겁을 하다시피 싫어하고 미워하는 것.. 더보기
운수 좋은 날 (현진건) 줄거리, 해석 운수 좋은 날 (현진건) 줄거리, 해석 현진건 호 빙허(憑虛). 1900년 대구에서 출생하였다. 일본 도쿄[東京] 독일어학교를 졸업하고 중국 상하이[上海] 외국어학교에서 수학하였다. 1920년 《개벽》지에 단편소설 《희생화》를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등장, 1921년 발표한 〈빈처(貧妻)〉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으며 《백조(白潮)》 동인으로서 《타락자(墮落者)》·〈운수 좋은 날〉·《불》 등을 발표함으로써 염상섭(廉想涉)과 함께 사실주의를 개척한 작가가 되었고 김동인(金東仁)과 더불어 한국 근대 단편소설의 선구자가 되었다. 특히 전기 작품들은 대부분 지식인의 관점에서 시대의 어려움과 절망을 그리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빈처〉, 〈술 권하는 사회〉 등이 있다. 그러나 후기로 갈수록 하층민의 관점에서 암울한 .. 더보기
운수 좋은 날 (현진건) 전문 운수 좋은 날 (현진건) 전문 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다. 이날이야말로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첨지에게는 오래간만에도 닥친 운수 좋은 날이었다. 문안에(거기도 문밖은 아니지만) 들어간답시는 앞집 마마님을 전찻길까지 모셔다 드린 것을 비롯으로 행여나 손님이 있을까 하고 정류장에서 어정어정하며 내리는 사람 하나하나에게 거의 비는 듯한 눈결을 보내고 있다가 마침내 교원인 듯한 양복쟁이를 동광학교(東光學校)까지 태워다 주기로 되었다. 첫 번에 삼십 전, 둘째 번에 오십 전―---아침 댓바람에 그리 흉치 않은 일이었다. 그야말로 재수가 옴붙어서 근 열흘 동안 돈 구경도 못한 김첨지는 십 전짜리 백동화 서 푼, 또는 다섯 푼이 찰깍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