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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동백꽃(김유정) 전문 동백꽃(김유정) 전문 동백꽃김 유 정 오늘도 또 우리 수탉이 막 쫓기었다. 내가 점심을 먹고 나무를 하러 갈 양으로 나올 때이었다. 산으로 올라서려니까 등 뒤에서 푸드득 푸드득 하고 닭의 횃소리가 야단이다.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려 보니 아니나 다르랴 두 놈이 또 얼리었다.* 점순네 수탉(대강이가 크고 똑 오소리같이 실팍하게* 생긴 놈)이 덩저리 작은 우리 수탉을 함부로 해내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해내는 것이 아니라 푸드득하고 면두*를 쪼고 물러섰다가 좀 사이를 두고 푸드득하고 모가지를 쪼았다. 이렇게 멋을 부려 가며 여지없이 닦아* 놓는다. 그러면 이 못생긴 것은 쪼일 적마다 주둥이로 땅을 받으며 그 비명이 킥, 킥, 할뿐이다. 물론 미처 아물지도 않은 면두를 또 쪼이며 붉은 선혈은 뚝뚝 떨어진다. .. 더보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 전문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 전문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조 세 희 1 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옳게 보았다. 아버지는 난장이였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아버지를 보는 것 하나만 옳았다. 그 밖의 것들은 하나도 옳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어머니․영호․영희, 그리고 나를 포함한 다섯 식구의 모든 것을 걸고 그들이 옳지 않다는 것을 언제나 말할 수 있다. 나의 모든 것이라는 표현에는 다섯 식구의 목숨 이 포함되어 있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라도 천국을 생각해 보지 않은 날이 없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 더보기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최시한) 줄거리, 해석, 논제 줄거리 나는 매일 일기를 쓴다. 노트 필기는 하지 않더라도 편지나 일기만큼은 반드시 쓰는 나이다. 같은 반 윤수가 운동장 조회 중간에 쓰러져 나는 윤수를 업고 양호실에 갔다. 윤수는 몸이 약한 아이이다. 말도 더듬는다. 윤수를 양호실에 눕혀 놓고 나오려고 하는데, 윤수가 옆에 있어 달라고 한다. 이런 일이 있은 후 며칠 지나서 윤수는 하굣길에 나에게 빵을 먹지 않겠냐고 한다. 나는 윤수와 함께 빵집에 간다. 윤수는 빵집에서 어렵게 말을 꺼낸다. 그것은 국어 시간에 왜냐 선생님께서 내주신 숙제를 봐 달라는 것이다. 숙제는 ‘허생전’의 줄거리를 잡아오는 것이다. 윤수의 숙제를 보는데, ‘아무도 자기를 알아주지 않아서 허생은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버렸다.’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윤수를 다시 .. 더보기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최시한) 전문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 최시한 7월 1일 남들은 즐겁게 사는데 나만 그러지 못한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럴만한 뾰족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으니, 어디 심하게 아프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나는 그렇다치고, 똑같은 노릇을 날마다 되풀이하면서 다들 뭐가 그리도 즐거운지 모르겠다. 좌우간 즐거운 사람들 때문에 시끄럽다. 거리와 차 속을 가득 채운 유행가, 아무 데서나 터지는 방정맞은 웃음소리, 기름진 음식들을 우적우적 씹는 소리, 삼삼칠 박수소리, 와아 하는 함성, 함성, 우우우, 너는 왜 즐거운 표정을 안 짓는 거지?――한 달쯤 앓고 나타나면, 나를 손가락질하며 그렇게 따지지는 않겠지. 좀 이상한 방법이긴 하지만, 즐겁지 않은데도 즐거운 척하는 것보다는 낫다. 7월 2일 K는 직접 볼 때보다 생각할 때가 더 좋다.. 더보기
죽은 시인의 사회 (N.H. 클라인바움) 독후감 죽은 시인의 사회 (N.H. 클라인바움) 독후감이 책을 읽게된 계기는 평범했었다. 한번은 들어본 책 제목이었기에 읽게 되었었는데 읽고 난 뒤에 다시 또 읽고 싶어질 정도로 인상깊은 책이 되었다. 책은 웰튼 아카데미를 배경으로 했다. 명문 학교인 웰튼 아카데미는 학생들을 아이비리그 대학에 보내는것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고 학생들의 생각이나 하고싶은 것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시키기만 하였다. 이 부분에대해서는 책의 앞부분부터 바로 드러나있었다. 마치 꼭두각시와 같은 생활을 하던 웰튼 아카데미 학생들에게 새로운 국어선생님, 존 키팅이 나타났다. 키팅 선생님들은 여타 다른 선생님들과는 확연히 다른 수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대학을 보내기 위한 획일화된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의 생각과 자유를 마.. 더보기
채봉감별곡(추풍감별곡) 전문 어젯밤에 불던 바람은 금성(金聲)이 완연하다. 모란봉 추운 바람이 단풍과 낙엽을 흩날려서 평양성중으로 불어 떨어뜨리는데, 사정없이 넘어가는 저녁빛에 홀로 서창을 의지하여, 바람에 불려 떨어지는 낙엽을 맥없이 보며 앉아 있는 여인은 평양성 밖에 사는 김 진사 집 처녀 채봉이라. 김 진사는 평양에서도 조신하는 양반이라. 문벌과 재산이 남부럽지 않을 만하지만 슬하에 일점 혈육이 없어 항상 한탄하더니, 만년에 딸 하나를 낳아 이름을 채봉이라 하여 금옥같이 기르니, 채봉이 재주가 총명하여 침선여공(針線女工)과 시서문필(詩書文筆)이 일취월장하고, 화용월태(花容月態)가 미인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라, 김 진사 내외 극히 사랑하여 장차 그와 같은 짝을 구하여 슬하의 낙을 보려 하고 널리 서랑을 구하나, 그 부모의 생각.. 더보기
채봉감별곡 (추풍감별곡) 줄거리, 해석 줄거리 평양에 사는 김 진사가 벼슬을 구하려고 서울에 간 사이 그의 딸 채봉이는 우연히 장필성이라는 가난한 선비를 만나 결혼을 약속한다. 김진사는 세도가인 허 판서를 만나 딸을 첩으로 주는 대신 과천 현감 자리를 받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평양의 재산을 처분하고 서울로 오는 길에, 딸은 도망가고 김 진사는 도둑을 만나 재산을 털린다. 분노한 허 판서는 김 진사를 가두고 부인은 딸에게 찾아와 첩이 되어 아비를 구하자고 한다. 그러나 채봉은 오히려 몸을 팔아 그 값을 어미에게 주고 자신은 '송이'라는 이름의 기생이 된다. 새로 온 평안 감사가 송이의 서화가 뛰어나다는 말을 듣고 몸값을 지불하여 송이를 비서로 채용하고, 장필성도 송이를 보려고 이방으로 자원하여 감영으로 들어온다. 이러한 사연을 알게 된 평안 감.. 더보기
아우를 위하여(황석영) 전문 뭔가 네게 유익하고 힘이 될 말을 써 보내고 싶다. 네가 입대해 떠나간 이제 와서 우울한 고향 실정이나 우리의 지난 잘잘못을 들어 여기에 열거해 놓자는 건 아니야. 아무 얘기도 못해 주고 묵묵히 너를 전송했던 형의 답답한 마음을 이해하여 주기 바란다. 나는 우리가 지금쯤은 의심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어떤 문제를 확실히 해두고, 또한 장래를 굳게 믿기 위하여 내 연애 이야기를 빌리기로 한다. 너는 십구 년 전에 내가 누구를 사랑한 적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아마 놀랄 거다. 따져봐. 내 열한 살 때가 아니냐. 에이, 이건 오히려 형의 달착지근한 구라를 읽게 됐군, 하며 던져 버리지 말구 읽어주렴. 너 영등포의 먼지 나는 공장 뒷길들이 생각나니. 생각날 거야, 너두 그 학교를 다녔으니까. 아침마다 군복이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