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공학과에 처음 입학해서 두근두근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학년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컴공과 적성이 맞지 않는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물론, 고작 2년 다닌 사람이 무슨 말을 하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주변에 1학기만에 전과한 친구, 1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자퇴한 친구, 중도 휴학을 한 친구 등을 보면서 (심지어 전부 다 친하게 지내던 동기들이었다) 과 적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느꼈다. 이 글이 그 누구에게라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먼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이건 그저 2학년이 끝나가는 학생의 작은 의견일 뿐이라는 것이다. 언제나 절대적인 기준은 없고, 여기에서 말하는 것들은 어디까지나 확률일 뿐이다.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1. 미적분보다 확률통계가 더 재밌었던 사람
이 항목은 다소 개인차가 있을 수 있지만, 확률통계보다 미적분을 더 흥미롭게 느낀다면 컴공과의 수학적 사고와 더 잘 맞을 확률이 높다. 컴퓨터공학에서는 논리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이 중요한데, 이 과정에서 수학적인 사고가 자주 사용된다.
반대로 확률통계적인 접근이나 확통 특유의 정적인 사고를 즐겨 하는 사람 중엔 미적분 같은 논리적 사고를 즐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컴공에서는 계산과 알고리즘적인 사고를 더 즐기는 사람이 훨씬 유리하다.
물론 둘 다 즐길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진 않지만, 미적분에는 별 재미를 못 느끼고 확통에서만 재미를 찾는 사람은 컴공과가 맞지 않을 확률이 높다.
2.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때 답답함을 쉽게 느끼는 사람
컴공과에서는 어려운 문제를 자주 만나게 된다. 그럴 때마다 빨리 답을 찾지 못한다고 답답함을 느끼고 쉽게 지쳐버린다면 컴공과의 지속적인 학습과 프로젝트 진행이 힘들 수 있다.
컴퓨터공학에서는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한데, 그 과정을 즐기지 못하면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예를 들어, 백준 알고리즘 문제를 풀 때 한 문제에 몇 시간씩 걸릴 때도 있고, 프로젝트 진행 중에 작은 오류 하나 때문에 며칠을 고생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과정을 참을성 있게 즐기는 게 필요하다. 답답함이 쉽게 몰려오는 사람에겐 힘든 과정이 될 수 있다.
3. 프로젝트나 실습보다는 이론 공부만을 선호하는 사람
컴공과는 단순히 책 속 이론만으로는 졸업 이후 실무에서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어렵다.
프로젝트 경험은 실제로 중요한 역량이다. 이론조차도 나중에 실무에서 어떻게 최적화할 수 있는지,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이해하려면 실습과 프로젝트가 필수적이다.
만약 "나는 공부만 하고 싶다. 실습이나 프로젝트는 부담스럽다. 학교 공부 이외의 다른 사이드 프로젝트는 관심 없다."라는 생각이 강하다면 컴공과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실습에서 재미를 못 느끼면 실습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4. 이해보다는 암기를 선호하는 사람
컴공은 이해를 기반으로 사고하는 학문이다. 단순히 외워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많지 않다.
한 가지 개념을 이해하고 그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해 새로운 문제에 적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해보다는 암기를 선호하는 사람은 컴공과와 맞지 않을 확률이 크다.
5. 논리적 추론과 문제 해결 능력이 평균 이하라고 느끼는 사람
이 부분은 노력으로 어느 정도 극복 가능하다. 나 역시 많은 사람들이 부족한 부분을 노력으로 채우는 것을 봐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논리력과 추론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과 경쟁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본인의 의지가 강하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하지만, 이 능력의 부족함을 자주 느끼게 되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정리
사실 저렇게 5가지 항목으로 나눠서 이야기했지만 결국 얘기하는 바는 같다. 컴공과는 이론과 실습, 문제 해결 능력의 조화가 필요한 학문이다. 논리적 사고나 수학적 사고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컴공에서의 고민 과정이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 만약 이 과정이 지속적으로 괴롭다면 학문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될 확률이 높다.
결국, 이 글에서 다룬 항목들에 다 해당된다면 컴공과에 적응하기 힘들 확률이 높다. 그러니까 취업이 잘 된다는 이유만으로 컴공과를 선택하려는 사람이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물론 의지가 있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자신이 흥미를 느끼지 않는 일을 고생하면서까지 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컴공만이 유일한 길은 아니며, 다른 선택지도 많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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